물의 도시, 이네후나야
나는 일본 여행을 좋아한다.
평일에 휴일이 있으면 일년에 몇번씩
일본으로 여행을 가곤 한다.
자주 가는 도쿄말고
일본 중에 어디가 좋을까 찾아보다 발견한 곳
일본의 베네치아
물의 도시 이네후나야로 가기로 했다.
이네후나야로 가는 방법은 꽤나 복잡했다.
간사이 공항에서 내려서 기차를 몇번이나 갈아타고
버스로 한시간 정도를 달려야 도착한다.
아침 일찍 인천에서 출발해 이네후나야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6시 30분
모두가 녹초가 되어버리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저녁 식사를 못할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할 수 있었다.
방에 캐리어를 옮긴 후
잠시 둘러보다 식사를 하러 내려갔다.
식당에 도착하니 우리의 자리가 세팅되어있었다.
마지막 손님인가보다.
대부분의 가족들 연인들은
이미 식사시간을 충분히 즐긴 모습이었다.
준비된 식사를 모두 마치고,
방으로 들어와 씻고 바로 잠에 들었다.
바닷가 마을을 구경하면서
예쁜 사진을 마음껏 찍고 싶었는데,
늦게 도착해 마을이 너무 어두웠고,
다른 무언가를 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베게를 베고 눕기 시작했다.
다음 날 아침 파도소리를 들었냐며 동생이 재잘댄다.
수상가옥이라 파도 소리가 엄청 잘 들렸다고 하던데,
나는 어떤 소리도 듣지 못한 채 잠에 빠져들었다.
이른 아침, 누구보다 일찍 도착했을 줄 알았는데
오늘은 두번째 도착이었다.
어젯 밤 짙은 어둠에 가려 안보이던 바다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눈이 내린다.
숙소에는 이네후나야 노래가 잔잔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와 노랫소리가 제법 잘 어울린다.
흘러간 추억에게 인사하는 듯한 음악이 좋아
잠시 집중하기 시작할 때 쯤
아침이 준비된다.
아침은 생선구이와 계란, 장국,
김, 반찬 그리고 따뜻한 티가 준비된다.
갓 지은 밥을 먹고 싶은 만큼 떠서 먹으면 된다.
연기가 모락모락하는 하얀 쌀밥이
참 맛있어보였다.
일본인들이 먹는 것처럼
밥위에 날계란을 올려 간장에 비벼먹기로한다.
하얀 밥 위에 노른자가 귀여워보인다.
밥과 노른자 위에 간장을 둘러주고
살짝 섞어서 먹어보았다.
윽 ㅡ 원래 이런 맛인가
어색하고 이상했다. 계란이 익지 않아서일까
어딘지 식감이 어색하다.
오차즈케처럼 따뜻한 티를 부어 먹는 건가 싶어
티를 조금 넣어보았다.
더 이상해졌다.
더 이상의 시도는 없다라고 생각하고
그냥 조용히 먹기로한다.
스탭분이 엄마와 동생의 계란은 후라이를 해준다하셨다.
내심 부러웠지만 일본의 문화를 경험하기로한거에
만족하며 다시 밥을 먹는다.
조용히 아침 식사를 마치고
창밖의 바다를 구경하며
눈이 녹아내리는 장면을 쉼없이
바라보았다.
수상가옥이라 그런지
해수면의 경계가 너무 신기하게 느껴졌다.
오션뷰의 호텔 객실은 많이 이용해봤지만
이렇게 해수면이 가까이있는 뷰는 처음이었다.
겨울도 좋지만 여름에 한번 더 놀러오기로 했다.
엄마는 여기서 삼사일 정도 쉬었다가면 좋겠다고 하셨다.
조용하게 생각 정리가 필요할 때
바쁜 일상에 쉼이 필요할 때
여행 오기 좋은 곳
집집마다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웠다.
커피를 마시며 한참을 바라보다
체크아웃 시간이 가까워진다는 것을 깨닫고
부랴부랴 서두르기 시작했다.
안녕,
이네후나야의 아침
우리 방은
바다 바로 위에 있었다.
2층도 3층도 아닌 바다 층
파도가 우리 테라스에 다가와 인사한다.
다가왔다 사라지는 파도 위에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아름다워보인다.
저 테라스를 나가면 정말 진귀한 풍경이 펼쳐진다.
일찍 도착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다시한번 생각했다.
따뜻했던 잠자리
폭신한 이부자리에 불면증 따위는 날라가버렸다.
체크아웃 시
어제 먹은 음료와 숙소비를 지불한다.
황홀했덤 경험에 대한 비용치곤
너무나 저렴하게 느껴졌다.
숙소를 나와 마을을 둘러본다.
이 날 이네후나야에 첫눈이 왔다고 한다.
첫눈을 맞으며
이네후나야 마을을 돌아봤다.
여기저기가 사진 뷰 포인트였다.
사진에 모든 것이 담기지 않아
아쉬웠던 곳
내년 여름 쯤 다시 방문하기로 한다.
여름 날의 초록초록한 이네후나야를 만날 생각에
벌써 설레이기 시작한다.
안녕 이네후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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